내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
럽스타에 대한 생각은 가지각색이다. 꼴 보기 싫다, 남사스럽다, 부럽다, 헤어지면 어떡하냐... 등등
나는 각각의 생각에 나름의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나서서 오지랖 부릴 생각은 추호도 없는 인간이다.
근데 럽스타 보는 건 좋다. 다들 올리도록.
왜냐면 나는 비합리적일지라도 저지르고 보는 선택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합리에 미쳐있는데, 어느정도냐면 항상 진로를 짤 때 최단 거리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빨래 개고, 강아지 산책 시키고, 샤워를 해야하는 태스크가 있으면 손을 두 번 씻기 귀찮기 때문에 빨래 - 산책 - 샤워 순서를 강박적으로 지켜야한다. 이건 그냥 게을러서 그런 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달리 표현하면 나는 지쳤다. 인생에 지쳐버렸고 비합리를 선택했을 때 고갈되는 체력이 아까워서 죽을 것 같다.
럽스타를 운영하는 것도 그렇다.
나는 모든 연인이 종단엔 헤어진다고 믿는다.
그렇잖아요. 아무리 사랑해도 인간은 한계가 있는 동물이고, 나를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없을테고, 또 인간은 결국 다 죽으니까.
그러니 럽스타는 비합리적 선택이다.
선택한 연인과의 관계가 포스팅된 게시글이 담은 순간과 달라지는 것은 알콜이 휘발되는 것처럼 순식간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때 게시글을 마주하는 인물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만해도 피곤하다.
그리고 나는 나만 잘 났다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연애를 하는 모두가 은연중에라도 이런 생각, 분명히 하고 있을 것이다.
난 아닌데?! 하시는 분들은 축하합니다. 견고한 사랑을 하고 계시군요.
하지만 조금의 불안을 안고 럽스타를 하는 사람들은 더 축하한다.
당신은 젊고 체력이 넘친다. 그게 너무 부럽다.
비합리를 끌어안고 사랑을 전시하는 당신은 게으르지 않다. 나와 다르게
이렇게 늙고 지친 내게도 아직 이상형이란게 남아있다면
연애와 사랑이 비합리적인 걸 알아버린 내게, 비합리를 저질러도 괜찮겠구나, 확신을 주는 사람이겠지.
당신과의 사랑이 합리적일 거라는 기대는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비합리의 선택이란걸 애써 무시하고 허송세월을 보내도 만족할 수 있는 사람
연애를 하면 멍청해지리라는 걸 알면서도 애써 그 사실을 모른 체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