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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읽기

엠비티아이(MBTI) 이럴 때 싫다

엠비티아이 광풍이 한 차례 지나가고 이젠 좀 잠잠해지나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엠비티아이의 위상은 엄청난데요.
에지간하면 첫만남 토크에도 좋고, 소소하게 ‘어 이거 완전 난데?’ 느끼면서 얻는 재미도 쏠쏠한 우리 엠비티아이.
불호하는 사람도 꽤 많다는데요? 저도 복잡한 의미에서 엠비티아이가 싫습니다.
단순한 관점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엠비티아이 자체가 싫다! 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걍... 이렇게 대화하기 어려운 세상... 공감대 찾기 쉬운 소재잖아요. 그 정도로는 딱 좋습니다. 저도 막 제 엠비티아이 찾아보면 재밌고 그래요.

근데 미간을 탁 찌푸리게 만드는 모먼트가 존재합니다.
바로 과몰입하는 인간들을 볼때인데요.

진짜 엿 같습니다.

예) 유튜브 댓글에 “나 00인데~ 사소한 거 하나하나 상처받구 ㅠㅠ 타인한텐 관심없는데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지는 관심 많아.” 라고 적힌 걸 보면 ‘헉 나도 00인데 이제껏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는데 앞으로 이렇게 생각해야겠고, 나도 상처쉽게 받는 건 00인 탓이겠고나’ 라고 넘겨짚는 케이스

엿 같아요.

자기 선호라고는 하나도 없고 그냥 어떤 전형에 자기를 끼워 맞추는 태도가 아주 엿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사고력은 하나도 안 키우고 이래나 둥둥 저래나 벙벙 얼레벌레 살아갈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한마디로 줏대가 없다는 거예요.

저는 뭐 요즘 세대가 ~무슨 능력이 부족하니 뭐니 여기에 동감을 잘 하지 못하거든요. 시대가 바뀌었으니 요구되는 능력치도 바꼈겠구나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예를 들어 요즘 애들 책 안 읽는다고, 글 못 읽고, 글 못 쓴다고 뭐라하는데 그게 딱히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어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아예 필요없다는 게 아니라 매체의 유형 자체가 완전히 영상으로 바뀌고 있는데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왜 그걸 갖추라고 요구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요. 꼰대들이 지들은 아무것도 안 바뀌려고 바락바락 악만 지를줄 알지, 지들 능력에 맞추게 유도하는 능력은 안 키운단 말야. 하지만 줏대 없는 건 세대를 막론하고 짜증유발입니다. 줏대는 있어야 사람 구실이라도 하는 거 아녜요? 이것도 꼰대인가요? 요즘 넷상에서 개싸움나는 것도 커뮤니티나 sns에 자아의탁 조지게 해서 그렇다니깐. 집단에 대한 공격을 자기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발작증세처럼 화를 내.

쨋든 다시 엠비티아이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제발 과몰입 자아의탁 좀 그만하세요.
심한경우는 엠비티아이가 000라고 (여기에 또 상처받는 인간들 있을까봐 기재하진 않겠습니다) 애처럼 구는 걸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예: 맞아 내가 잘못한게 있는데 꼭 그렇게 말해야 겠어? 난 엠비티아이가 000라서 소심하고 잘 표현을 못하는 건데, 혼자 생각도 많고. 나는 항상 피해자고 그렇게 세게 말하는 니가 잘못된 거야 라며 자신의 잘못을 사소한 것으로 왜곡하고 상대의 지적을 감정적인 자신을 고려치 않은 무매너로 곡해하는 경우) 진짜, 진짜, 진짜 없어보여요.

반대로 지가 뭐 t라고 사회성 결여된 애처럼 컨셉 잡는 것도 엿같습니다.
님들은 셜록홈즈가 아닙니다. 고기능 소시오패스는 적절히 편집된 작품에서야 멋있지. 구질구질 긴 우리네 이야기, 동료들에겐 참을 수 없는 유치함, 이물감, 주접, 꼴사나움, 주제파악 못 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원형에 편승해 자신의 결점을 숨기는 데서 나오는 한심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님은 설명글 몇개로 덧붙여서 매력이 착즙되는 그런 멋진 인간이 아닙니다.
우린 다 허접 쓰레기고 다들 그 사실을 내심 알고 있어요. 엠비티아이 뒤에 숨는다고 님의 구린내가 가려지진 않습니다.
누가 나이 쳐먹고까지 역할놀이를 한답니까. 그런 여가활동은 자라나는 새싹(만13세 이하)에게 맡겨두고, 성숙한 문화를 향유합시다.

어? 00씨 엠비티아이 뭐예요?
와~ 그거 저랑 궁합 좋던데! 그래서 이야기가 잘 통했나봐요 ^^

이정도 깔끔하고 좋잖아. 왜 커뮤니티같은 데서 자기 엠비티아이 욕먹으면 바들대면서 반박까지 하냐...

#mbti #성격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