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썸네일형 리스트형 둘 형진이는 나를 안고 있다. 형진이는 곧 나를 선택해야 한다. 형진이는 스무 살이 된 나를 버려야 한다. 형진이의 안에 있으면 너무나 무료해서, 떠다니는 불순물 하나에 ‘버린다’, 음식물 찌꺼기 하나에 ‘버리지 않는다’를 세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형진이는 바람직한 ‘안은 사람’이라서 이따금 나에게 말을 건네주기도 했지만, 그런 시시덕대는 말로는 위로가 되질 않았다. 나는 곧 스무 살이 되고, ‘안긴 사람’으로서의 삶은 끝난다. 그 이후에는 형진이의 선택이 남는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형진이의 선택만 남는다. 형진이가 만약 복강을 찢고 나를 꺼내만 준다면, 저 밖의 사람들처럼 나도 형진이 앞에서 파닥대며 고맙다고 말해줄텐데. 형진이는 얼마 안 되는 용돈을 모아서 수술비용을 마련했을까, 무섭다고 수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