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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고전에서 주목한 미디어 효과와 그 적용 다음 6개의 텍스트는 당대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살피는 데 기념비적 업적을 이루었다. 특히 미디어의 효과를 관찰하는 데 있어 과학적인 분석기법을 통해 밝혀냈다는 점에 주목할만한 성과가 있다. 매스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하게 ‘강력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실제 현실의 맥락에서 어떤 효과를 일으키는지를 탐구하는 점은 현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에서도 본받아야 할 태도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지각변동에 따라 이들이 밝혀낸 미디어 효과는 더 이상 작금의 현실에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는다. 미디어 종류가 다양해지고, 미디어 간 관계가 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짐에 따라 현대 미디어 환경은 당대와는 현저히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 핵심어: 미디어 효과, 매스 커뮤니케이션, SNS, 대중 Elihu Katz에 따르면, 모든 .. 더보기
나는 사랑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 <정확한 사랑의 실험> 리뷰 사랑이란 노도를 길게 길게 뽑아내는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사랑하지 않겠다, 다짐하려 했다. 나처럼 극단적인 사람은 이정도 사랑을 하지 못할 바에야 사랑을 하지 않아 버리겠지. 그런 믿음이 있었다. 러브 픽션이나 시라노, 내 아내의 남자를 해부한 글에서는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에서 따온 구절, ‘괜찮은 연애 소설은 같은 문제를 이렇게 자기 발견으로 해결한다’든지를 보았을 때는 그러고야 말고, 당연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자기폐쇄적인 한편으론 아늑한 나만의 세계로 재빨리 도망가버려야지. 라고, 그것이 또한 나답고도 올바른 방식이라고 정신 승리를 시도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된 적은 단언컨대 한번도 없다. 뒤에 에 대한 글을 봤을 때는, 속절없이 한 줄이 끝날때마다 그 애 얼굴이 어른거리고 .. 더보기
푸쉬킨 <스페이드 여왕> 리뷰 "노파다!" 스페이드 여왕은 작품 속에서 직접 언급됐다시피, 백작 부인을 의미합니다. 백작부인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간 게르만을 처단하기 위해 카드로 현신하여 지상에 내려옵니다. (스페이드 퀸이 법의 신 아테나를 상징한다는 걸 떠올렸을 때 푸시킨은 이런 장치도 그냥 넘어가지 않은 섬세한 작가임이 분명합니다) 노파의 가련한 양녀 리자를 속이고, 몸도 가누지 못하는 노인에게 총을 겨눈 악독한 게르만은 이전까지 한번도 쥐지 않았던 카드에 의해 인생을 파국으로 몰고갑니다. 그렇다면 게르만의 비극에 우리는 권선징악의 키워드를 붙일 수 있을까요? 게르만과 백작부인의 대조는 그렇게 단순명료한 주제의식으로 수렴되지 않습니다. 게르만의 논변에서 볼 수 있듯이, 게르만은 나름 합리적인 이유로 카드 놀이에 힌트를 자신에게 .. 더보기
신춘문예 <밸런스 게임> 리뷰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10101/104724713/1 [신춘문예 2021/단편소설 당선작]밸런스 게임 많은 일요일들을 지나왔다고 윤은 생각했다. 징검다리 같은 일요일들에는 아들과 그녀, 단둘뿐이었다. 심지어 택배기사도 찾아오지 않는 요일이라고 윤은 베란다에서 머리카락을 자르며 생… www.donga.com 은 너무 힘든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의 전반적인 처지는 분위기는 작가님의 의도에 적합한 하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서 현실반영의 문학이라는 차원이 자꾸 뒤 돌아보게 만들고, 그렇다고 했을 때 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받고 또 주고 있느냐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그런 질문에서 이 명료한 한계에 부딪히고만 있다는 답.. 더보기
베버, <소명으로서의 정치> 서평 정치체제와 변동 중간대체과제- 『소명으로서의 정치』 비판적 에세이 주제: 한국의 소수자 의제에 『소명으로서의 정치』가 갖는 의의 서론 대의민주주의 틀 안에서, 집권 세력인 엘리트가 난잡한 갈등상황에서 보편적 이해를 모은다는 것은 기만적으로 비쳐 보일 수 있다. 결정권자의 바운더리가 정해진 상태에서 정치인 개개인의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는 의견 수합과정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헬스는 엘리트가 주도하는 이런 대의 민주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나 베버는 엘리트와 대중이 다루는 정치 영역이 구분되는 것에 큰 이의를 보이지 않았다. 베버는 권력이 대중의 힘에 의해 교체되기 때문에 대중과 정치 지도자의 분리된 관계가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즉 그는 선거라는 과정이 포함된 대의 .. 더보기
<<영속패전론>> 서평, 이중구조의 모욕 1. 서론: 전후일본, 민주주의의 패배 친구와 관련된 이상한 소문을 친구에게 전달할지 말지 고민해 본 경험이 한 번쯤 은 있을 것이다. 소문을 전달하면 친구가 괜히 기분만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사실 이는 친구가 소문에 대한 대처를 못하게 부작위로 막는 행태로, 또 다른 모욕에 불과하다. 정보의 비대칭은 이렇듯 모욕을 재생산할 뿐이다. 『영속패 전론』은 일본이 이 모욕의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전제로 글을 전개한다. 3·11 에서 벌어진 사건은 대체로 은폐돼 있던 곪은 부패들이 드러나면서 전개됐다. 더 욱 심각한 점은 이런 일련의 사태를 통해 정보 비대칭이 기반이 된 정부-국민사 이의 비(非)민주와, 패전으로 불가피한 미국-일본 사이의 비민주의 이중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영속패전론』.. 더보기